집안 사정상 차비 한 푼이 아쉬웠던 시절, 취직용 포트폴리오 준비 때문에 학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학원은 3개월 단위로 등록하는 게 규정이었지만, 학원비가 부족해 양해를 구하고 한 달분만 내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한 달 만에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지 했지만,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결국 완성하지 못한 채 한 달이 다 되어버렸습니다.
⠀⠀⠀⠀⠀⠀⠀⠀⠀⠀⠀⠀⠀⠀⠀⠀⠀⠀⠀⠀⠀⠀⠀⠀ 여유있게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학원 옥상에서 한숨 쉬고 있을 때, 학원 선생님이 제게 다가와,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때의 감사함이란… 선생님도 원장님한테 눈치가 보였을 텐데도 시간을 내서 짬짬이 포트폴리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킬을 알려주셨어요. 돈을 안 내고 다니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에 열심히 작업했고, 무사히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 서론이 길었네요. 그때 그 고마운 선생님과 오랜만에 만나 참치회를 먹으러 갔어요. 이어져 온 인연도 몇십 년이 되어갑니다.
어떤 음식을 먹든지 누구와 함께하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 당시는 참치회의 맛과 고운 자태가 눈에 잘 안 들어왔는데, 뒤늦게 사진을 보고야 감탄했습니다. 사진 찍어두길 잘했다고 셀프칭찬 중입니다.
그날은 이야기 보타리 풀어놓느라 음식에 시선 줄 틈이 없었나 봐요.
그나저나 참치회는 김과 싸 먹어야 한다던데, 혹시 그 이유를 아시는 분 계신가요? 좀 알려주세요. 그냥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던데...
참치회 빛깔 참 곱네요~ 참치 부위를 잘 모르지만, 전 어떤 부위든 다 맛있더라구요. 무한리필이라 맘껏 먹었습니다.
그리고 주인장님이 참치 눈물주라는 걸 주셨어요. 귀한 것이라고 하던데, 술 못하는 저는 구경만 했습니다. 먹을 게 많은데 굳이 참치 눈물까지 먹어야 하나 그런 맘이 좀 들기도 하더라구요. ㅎㅎ
이야기하고 술 마시기 좋은 장소로 참치회 집도 괜찮은 것 같아요. 깔끔하고 조용해서 대화에 방해받지도 않고, 무한리필이니까 술안주가 부족하면 추가할 수 있으니. 단, 많이 먹으면 살짝 느끼함이 있으니 적당히 먹어야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과, 소중한 인연들과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꿈꿔봅니다.